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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배우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이 함께 출연한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사실 자동차 (특히 스포츠 카) 에 대한 관심이 많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가슴 한구석에 '언제 나는 스포츠카를 한번 몰아보나~' 하는 생각과 함께 스포츠카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계기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가지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자동차와 관련한 글들을 지속적으로 써볼 생각이다. 언젠가는 나도 몰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1966년 [르망 24시] 레이스에 도전한 포드사의 혁신적인 자동차 엔지니어 캐롤 셸비 (맷 데이먼) 와 '불독'이라 불리는 거침 없는 레이서 켄 마일스 (크리스찬 베일) 의 실화를 담은 영화다.
나는 보통 실화를 다룬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영화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미리 당시의 배경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약간의 공부를 하고서 보는 편이다. 그러면 실제 영화를 볼 때 훨씬 몰입감이 높아지고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더라.
역사적 사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 영화의 배경은 1950-60년대로 올라가야 한다. 지금도 스포츠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페라리' 이지만 당시 페라리는 말그대로 세계 모터 스포츠를 장악하고 있었다. 특히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거칠기로 유명한 '르망 24시' 레이스는 유럽의 수 많은 스포츠 카들이 경쟁을 하는 곳이었고, 그중 페라리는 단연 최고였다.
1949년 르망 24시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54,1958년 우승을 차지하고 이 후 1960년부터 1965년까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페라리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반면 포드는 당시 북미에서 진행되는 인디카 레이스, 나스카 등에서 다수 우승을 거두었지만 비슷한 색상, 디자인의 저렴한 자동차 공장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기에는 부족함이 많았고 세계적인 모터스포츠에서 경쟁을 하기에는 기술력이나 여러가지 방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던 중 페라리가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파산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포드가 페라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1963년 포드는 페라리를 한화 약 192억원에 인수하기로 동의했다. 그러나 계약 당일 포드가 작성한 계약서에서 페라리의 모터스포츠 부서인 스쿠데리아 페라리까지 인수하고 싶다는 내용을 늦게 발견하며, 단순히 페라리 경영권만 매각하고 모터스포츠에 조금 더 몰두하고 싶었던 엔초 페라리가 계약을 불발하게 된 것이다.
이에 포드 CEO 였던 헨리포드 2세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고 페라리를 완전히 박살내고 싶어했다. 그래서 르망 24시에서 페라리를 이길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 포드사는 24시간 동안 약 5,000 km를 30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레이싱카 인 포드 GT40를 만들어내면서 1964년 르망 24시에 출전을 하게 되었다. (GT40는 차량의 전고가 40인치 (1,016mm) 인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그러나 당시 GT40는 고속 주행 중에도 휠스핀이 일어날 정도로 섀시 제어가 불안정했고 테스트 도중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결국 당시 출전한 레이스카 중 한대도 완주하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페라리에게 우승을 넘겨주게 되었다.
이 후 포드는 레이서 겸 모터스포츠팀 감독으로 유명한 캐롤 쉘비와 미국 최고의 레이서 켄 마일즈를 영입했고 불안정하였던 GT40는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점차 뛰어난 스포츠카로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두번의 패배 이후 1966년 337km/h로 달릴 수 있는 최종버전 포드 GT40를 완성과 함께 다시금 출전하게 되었다. 당시 페라리는 전고가 950mm, 무게는 851kg에 불과한 330 P3를 만들었는데 이는 GT40보다 66mm 더 낮고 366kg 더 가벼운 수치였다.
하지만 켄마일즈의 활약과 페라리의 출전차량 3대가 리타이어하는 상황등이 겹치면서 마침내 1,2,3피니쉬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후 1697,68,69년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하며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페라리...
영화를 처음 보고 난 후 두 배우의 명연기와 '포드'의 성공 스토리에 포드 자동차들에 관심이 갈 뻔 했지만,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눈에 더 들어왔던 건 '페라리' 였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차체 "곡선의 아름다움", 전투적이면서도 섹시함이 담겨져 있는 "빨강", 모터 스포츠의 역사를 함께하며 최고를 지향한 "엔초 페라리의 숨결"
사실 영화를 보고나면 보수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품을 만드는 유럽에 미국은 "우리는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로 너희들을 앞질렀어!"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적으로나 현대사회에서도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 브랜드,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철학, 그리고 집요함이 아닐까 싶다.
PS.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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